9월 28일 연중 제 25주간 목요일
오늘 복음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하였는지 우리에게
전하여 줍니다. 어떤 이들은 그분을 세례자 요한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. 예
수님보다 앞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의 활동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
으며 큰 성공을 거둡니다. 많은 이가 그를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언자로 알아
보았지만, 헤로데는 그를 감옥에 가두고 목을 베어 죽이기까지 합니다. 그
뒤 예수님께서 마찬가지로 놀라운 행보를 보이시자 일부 사람들은 헤로데가
죽인 그 요한이 되살아났다고 생각한 것입니다. 다른 이들은 예수님을 엘리
야라고 생각하였습니다. 그는 죽지 않고 회오리바람에 실려 승천한 매우 특
별한 예언자였습니다(2열왕 2.8-18 참조). 말라키서는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,
곧 종말이 오기 전에 그가 돌아와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들의
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리라 예언합니다(말라 3.23-24 참조). 이 말씀 때문에
엘리야가 다시 돌아오리라는 믿음이 유다인들 사이에 강하게 생겼는데, 일
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바로 그 엘리야로 오셨다고 여긴 것입니다. 이 밖에
도 예수님을 구약의 예언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여기
는 이들이 있었습니다.
위의 세 의견은 모두 예수님을 예언자적 인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. 그
들은 예수님의 행적과 가르침 안에서, 하느님의 능력에 힘입어 주님의 말씀
을 전하는 ‘예언자’의 모습을 발견하였던 것입니다. 어느 정도는 맞지만 정확
한 인식이 아닙니다. 예수님께서는 예언자의 신분을 훨씬 뛰어넘는 분이시
기 때문입니다.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한 그분의 본 모습을 베드로 사도는 제
대로 알아보았습니다. “하느님의 그리스도이십니다”(9.20). 그가 어떻게 예수
님을 알아볼 수 있었을까요? 바로 그분을 따르는 제자였기 때문입니다. 복
음서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 가운데, 오직 제자들만이 예수님의 공생활
시작부터 그분의 모든 것을 목격한 유일한 인물로 나타납니다. 이처럼 우리
가 예수님을 온전히 알아보려면 그분을 따르는 제자 여정에 제대로 참여하
여야 합니다. 따르다 말다를 되풀이하다 보면, 예수님을 띄엄띄엄 알아보게
될 수도 있습니다. 대충 비슷하니까 괜찮다고 주장하여서는 안 됩니다. 예수
님께서는 ‘세례자 요한’도 ‘엘리아’도 ‘옛 예언자’도 아니시기 때문입니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